2008/04/12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여행객"

4월 8일, 일부 방송 매체에서 온통 난리가 났다.

대한민국이 드디어 우주인을 배출한다고 말이다.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생중계를 보면서 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남의 나라 로켓에, 남의 나라 조종사에, 남의 나라 관제시스템에... 대체 뭐하러 하는 것인지.

다음날 이런저런 소식들을 보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한 것이 나 하나만은 아니었나 보다. NASA 에서는 '우주 참가자' 라고 해 놓았다. 혹자는 우리가 미국 로켓을 안 쓰고 러시아 로켓을 사용해서 배가 아파 그런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100% 맞는 말이다.

이미 소련이나 미국은 지난 60년대에 유인우주선 발사를 성공했다. 당시는 서로 경쟁하던 시절이라 돈이 문제가 되지 않았으니 금전적인 문제는 그렇다 치고, 지금 우리가 그만한 기술이 없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설마 우리가 아무리 뒤처졌기로서니 50년 전 기술도 그대로 재현하지 못할까? (이런 믿음이 틀렸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로켓을 만든 것이 아니다. 관제 시스템에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고 우주선 조종을 한 것도 아니다. 얼마 전에 같은 형식으로 다녀 온 미국 갑부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다른 것이 있다면 운이 좋아 당첨되어 행운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것.

우주 '여행'하기 위한 무중력 훈련 같은 거 조금 받아봤다고 과연 그 사람이 얼마나 우주 산업에 보탬이 될까? 그런 프로그램을 우리가 개발하지도 않았고, 우주선 조종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으며, 심지어 우주선 외벽에 붙이는 내열 타일 하나조차 우리가 신경쓴 것이 없는데, 단 한 명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을 200여 억 원이나 들여 우주에 갔다 오게 한 것이 정말 국가적으로 보탬이 되는 일이었을까?

어쨌거나 굳이 보냈어야 하는 것이었다면 관련 분야의 인물 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던 사람들 중에 선발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싶다. 이를테면 공군 조종사 등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

정말 제가 낸 세금이 너무나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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