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에 미국 등 서양 사람들은 매우 문란하고 멋대로 사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당시 가치 판단의 기준 중 하나가 어쩌다 접하게 되는 playboy 같은 것들... 뭐 어렸을 때니 그랬겠지.
그러다 나이가 들고 실제 그 곳에 가 보니 사람들 생각이 매우 보수적이라는 것에 놀랐고 기본적인 법규 준수율이 높다는 것에도 놀랐습니다. 맨날 총질이나 해대고 범죄가 엄청 많은 곳인 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들의 의식 수준 자체가 높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기본적인 법규 위반에 대한 벌칙이 상당히 무거운 편이었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나라에서 일부 차들이 방향 지시등 색을 파란 색으로 바꿔달고 다니는 것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번호판 둘레를 네온등으로 장식한 것도 있고.
차량 개조로 치자면 사실 미국 같은 데가 매우 자유롭고 다양하다. 우리 나라는 사실 차량 개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한다고 해도 결국은 불법이 되는 것이고... 합법적으로 가능한 것이 호루천막 개조 정도?
그런데 그렇게 자유분방함이 허용된 미국의 경우 방향지시등 같은 것을 다른 색으로 바꾼 것은 찾아 보지 못했다. 거기는 별의 별 차들이 다 있습니다. 쇼바에 무슨 장치를 했는지 정차중에 보통 차는 도저히 불가능한 요동을 한참 치는 퍼포먼스를 한 뒤 돈을 받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농장 같은 데서 쓰는 빅풋 같은 차량도 있고... 오히려 많은 자유가 허용되어 있어서일까? 아무튼 별의별 개조차량 중에서도 어쩌면 하나의 약속이랄 수 있는 방향지시등 색깔 등을 바꾼 차를 내 경우 단 한 대도 보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뭐, 나름대로의 개성 표현이라 생각하는지 몰라도 방향지시등 색을 바꾸고, 전조등을 HID 램프로 바꾸는 것도 모자라 거의 상향등 수준으로 조정해 놓고... 후자의 경우는 지극한 이기주의일 뿐 개성 표현도 아니다. 방향지시등 색깔은 하나의 약속이다. 그 약속을 깨 버린다는 것이 나로서는 용납이 안 된다.
나도 자유 좋아하지만 최소한의 룰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 최소한의 룰을 지키지 않았을 때 그에 대한 심판은 단호해야 하는데 실제 법규가 오히려 그 것을 조장하는 면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나라 속도위반 벌금이 기껏해야 7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 미국 애들은 주마다 다르고 역시 우리처럼 속도위반 경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300 정도라고 들었다. 창밖으로 쓰레기 던지는거 적발시에는 $1000 이었고.
허용해도 문제없을 자유는 제발 좀 허용하고 기본 원칙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적용하고 학교에서 교육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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