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7/21

전문연구요원 복무기간도 끝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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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니지만 사람이란 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괜히 가슴졸이게 된다.

어제로서 전문연구요원 의무종사 기간이 만료되었다. 이제 민간인이 되었다. 제대로 군대 갔다 오신 분들에게 비할 바는 아니지만, 드디어 나름대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날짜를 확인했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남은 과제는 어떻게 현재 프로젝트를 빠져 나가느냐 하는 문제이다. 저럼하게 컨설팅을 하고 있으니 대체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나 보다. 알고 봤더니 나는 파격 대 바겐 세일 가격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컨설팅 단가는 매우 세다던데...

2006/02/06

슈퍼보울 보려고 반차 내려던 것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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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없는 분들이 대다수이겠지만 오늘 우리나라 시간으로 8:00 에 Super Bowl XL 이다. 학교 때부터 하던 운동이라 매년 보아 오다가 취직한 이후로는 못 보고 있었는데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는지 오늘 반차 내고 보려 했었지만 일해야 된다고 반차 거부당했다. 대체 연차는 언제 쓰라고 준 것일까?

나름대로 좋아하는 팀 중 하나인 피츠버그 스틸러스가 오랫만에 올라와서 꼭 보려고 했는데 반차 거부당하니 좀 우울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피츠버그가 시애틀한테 0:3 으로 지고 있었다.

2006/02/03

사용자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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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샀던 LCD 는 TV 수신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사람을 폐인으로 만들고 있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 LCD 의 리모콘에 관한 것이다.

처음에는 뭐 이런 어이없는 리모콘이 다 있나 싶었다. 0~9 까지의 숫자, 볼륨조절, 채널 넘김... 보통의 TV 리모콘과 모양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뭔지 모르겠는 [-/--] 버튼도 있었는데 이게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어이없게도 이 리모콘은 10자리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없었다. 10번은 물론이고, 임의의 10x + y 번을 한 번에 고르는 것이 불가능했다(결국은 그게 가능했는데, 이후의 이야기이다).

17번을 보고 싶다... 그러면 일단 9번을 고른 후 열심히 channel up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49번까지 갔다가 별거 없어서 20번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 그냥 channel down 버튼을 누르기보다 9번을 누르고 다시 channel up... 어떻게 이렇게 개떡같이 만들었을까 싶었다. 이 것을 만든 사람들이 덜떨어진 바보는 아닐 텐데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뉴얼을 뒤져봐도 리모콘 기능 자체는 아예 언급이 없었다. 작년 여름 직전에 샀으니, 한 8개월 정도 이렇게 힘들게 썼다.

그러다가 얼마 전 설 연휴 기간 중 마찬가지로 멍하게 채널 탐색 중이었다. [9] 를 눌렀는데 반응이 없길래, 책상 모서리에 가려서 신호가 도달하지 않았나보다 싶어서 리모콘을 치켜들고 연신 [9]를 눌러 댔다. 그런데 난데없이 99번 채널이 선택되어 있었다...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싶어 가만 기억을 더듬어 보니 실수로 [-/--] 버튼을 눌렀던 것이 생각이 났다. 다시 그 버튼을 눌러 보았더니 화면에 순서대로 -, --, --- 이 표시되었다... 각각 0~9, 00~99, 000~999 까지 선택 가능하게 모드를 전환해 주는 버튼이었던 것이다.

나름 IT 분야 종사하는 사람이지만 태어나서 처음 보는 [-/--] 버튼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리라고 알 수 있었을까... 누군가는 그랬을지도... 하다못해 매뉴얼에라도 나와 있었으면 아, 그렇구나 싶었을 터인데, 처음에는 [-/--] 이 무슨 시간 표시하는 기능인가 싶어서 관심도 없었다.

아무튼 TV 리모콘은 옛날 13번까지밖에 채널이 없던 시절에는 <, > 만으로도 충분했었다. 채널이 많아지면서 너무나 당연하게 01, 09, 17, 64 등으로 숫자 조합을 해서 쓰는 것이라고 어느 새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 살아 왔다. SkyXxxx 등은 백 자리까지 있어서 세 번 누르는 것으로 기억한다. 의외로 첨단 분야와는 거리가 멀고 게을러서, [-/--] 기호가 의미하는 바를 이미 다른 사람들은 다 알고 있던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익숙하지 않은 인터페이스였다. 그리고 우연히 [-/--] 를 누르게 되지 않았으면 앞으로도 계속 <, > 만으로 채널을 선택하며 살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매뉴얼에 2~3 줄 정도만 언급해 놓았어도 이렇게 바보짓을 하면서 오히려 그 회사 엔지니어들을 욕하며 살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그 문제 때문에 상당히 그 LCD 를 사고싶어 하던 사람 여럿이 리모컨에 대한 저의 혹평을 듣고 안 샀으니, 그 회사로서는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하여 한 20대 정도를 더 팔 수 있는 기회를 잃은 셈이다. 매뉴얼에 언급하지 않은 2~3 줄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