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3

투자한 시간이 가져오는 차이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 중 적어도 개발 실력 면에서 나를 비롯한 주변 동료들보다 실력이 몇 단계 월등한 친구가 하나 있다.

그 친구가 머리가 정말 좋아서 그런 것인지, 실제 경력이 나보다 상당히 길어서 그런 것인지 - 나의 경우로 따지자면 나는 만 7년 좀 넘는 시간, 그 친구는 전공까지 포함시켜 계산하기는 했지만 11년 - 정확하게 알 길은 없다. 그러나 나름 관찰해 본 바에 의하면 상당 기간에 걸친 시간 투자 없이 그런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아무리 그 친구 머리가 비상하다고 해도.

이미 그 친구는 학부 시절부터 TDD 에 대한 훈련을 해 왔었다. 본인 말에 의하면 그렇지만, 그 말은 충분히 믿을 만 했다.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으나 복학한 이후인 2002,3년 무렵부터라 해도 6~7년 동안 고민하고 훈련을 해 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에 내가 TDD 책을 '읽은' 것이 아마도 2006년도일 것이다. 본격적으로 TDD 가 무엇인지, 그 위력을 실감한 것이 2008년도였으니, 그 차이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겠다.

흔히 이런 일에 대한 예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다. 결국 이 이야기의 교훈이 틀리지는 않았지만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가 예로 등장하는 것은 전혀 공감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더 좋은 예가 있을까 싶지만 예시 자체가 식상한 면도 있고 실제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 오히려 화자의 의도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꾸준함은 당할 수가 없다는 것을 수긍하게 해 준다. 돈을 모으는 것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책을 본 적이 있다. 누구나 복리의 마법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그 열매를 맛보기 위해서는 지루하리만치 긴 시간 동안 복리투자를 실천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역시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이지만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는 얘기라 감은 바로 온다.

많은 곳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꾸준함이 가져오는 열매에 대해서. 나는 너무 날로 먹으려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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